이동관 `나라고 신성일 역할 싫어했겠나?` 정치

고별인사에서 '악역' 맡아온 고뇌 내비쳐


 


최은석기자


 


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사람은? 정치권에 이런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을 꼽을 것이다.


이명박 대통령의 '입' 역할을 맡으며 그는 현 정권 '최고의 실세'로 불렸다. 야당은 때마다 이 수석에게 총구를 겨눴다. 이 수석을 끌어 내리는 게 이 대통령에게 입힐 수 있는 가장 큰 타격이라 생각할 만큼 그는 단순한 '입'은 아니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.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 조차 이 수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다.


이는 이 대통령에게 적잖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.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이 수석을 계속 곁에 뒀고 오히려 힘을 더 실어줬다. 청와대 인사 때 마다 주변에선 여러 조언들이 쏟아진다.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진들도 여러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인사의 방향을 묻는다. 그때 마다 맨 먼저 나오는 조언은 '이 대통령 대신 '악역'을 맡을 인물이 필요하다'는 것이다.


하지만 꼭 필요한 '악역'이 마땅히 없어 이 대통령은 정치권의 공세에도 이 수석에게 더 힘을 실어주고 곁에 둘 수밖에 없었다. 이 수석에 대한 여러 비난에도 여권 일각에서 "가장 뒤늦게 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이 수석이 왜 '실세'가 됐는지도 봐야 한다"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.     


집권 후반기 이 대통령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. 2012년 4월 총선과 같은 해 12월 대선이란 정치 시간표를 감안하면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다. 4대강살리기사업을 비롯, 그간 현 정권이 추진해 온 굵직한 과제들을 잘 마무리 해야만 여권이 바라는 재집권도 가능하다. 어느 때 보다 이 대통령 대신 짐을 짊어질 인사들이 필요한 시기다. 


14일 새롭게 꾸려질 여당 지도부에 입성해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를 뒷받침 하겠다는 인사들은 저마다 경쟁 상대 헐뜯기에 정신이 없고, 친이명박계는 때 아닌 권력투쟁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. 여권의 분열을 노리는 야당의 부채질은 신경 쓸 여유조차 없다.


여의도의 바람대로 이 수석은 이번 인사를 통해 물러나게 됐다. 13일 기자실을 찾아 사실상 고별사를 한 이 수석은 "저인들 왜 신성일 김진규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겠냐. 그 분들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대배우이고 연기자이지만 드라마에는 허장강, 박노식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그 역할에 몰리는 경우도 있다"며 소회를 밝혔다.  이 수석 자신이 현 정권에서 '악역'을 할 수밖에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.


이제 누가 현 정권에서 '악역'을 맡을까? 악역을 맡으려는 사람은커녕 '이동관 대역'을 할 인사도 현 여권에는 보이지 않는다. 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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